에픽하이는 오랜 기간 활동하며 음악적 성취와 상업적 성공,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성과를 거둔 그룹입니다. 2명의 MC와 1명의 DJ 포맷으로 등장한 이들은 첫 앨범 'Map of the Human Soul'(2003)을 통해 힙합 팬들에게 성공적으로 존재를 알렸죠. 이후, 힙합 외에도 일렉트로닉의 영향을 음악에 녹여내며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세 번째 정규작 'Swan Songs'(2005)에 이르러서는 'Fly'의 히트와 멤버 타블로의 방송 활동이 맞물리며, 힙합 팬뿐 아니라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이어서 더블 앨범으로 발매한 네 번째 정규 앨범 'Remapping the Human Soul'(2006)을 통해 커리어에 중요한 자취를 남기고, 레이블 Map The Soul을 설립해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갑니다. '魂: Map the Soul'(2009)을 통해 북앨범이라는 생소한 형태의 결과물을 발매하거나 여섯 번째 정규작 '[e]'(2009)를 다시 더블 앨범으로 발매하는 등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그들은 YG엔터테인먼트로 레이블을 옮깁니다. 힙합과 일렉트로닉의 융합을 꾸준히 시도하던 에픽하이는 팝, 밴드 음악 등 여러 장르를 흡수하며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갔습니다. 2021년, 'Epik High Is Here 上, Pt. 1'(2021)을 발매하며 드렁큰타이거 이후 같은 이름으로 정규 10집을 발매한 한국의 두 번째 힙합 그룹이 되었죠. 오래 활동한 아티스트는 많지만, 에픽하이처럼 고유한 영역을 구축하며 꾸준히 사랑받은 이들은 드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