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예술 학교 BRIT School 출신, SNS를 통한 유명세 획득... 스타덤 등극의 절차를 밟은 영국 아티스트는 Adele 말고도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데뷔하자마자 '시대를 초월한 목소리'라고 인정받는 건 결코 흔한 일이 아니죠. Adele에게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것이 분명합니다. 그는 정식으로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본 적이 없죠. 매일 밤 한 시간씩 자기 방에서 Etta James의 음악을 들으며 따라 부른 것이 나름의 트레이닝이라면 트레이닝이었던 셈이죠. 그러나 2007년도에 처음으로 TV 영국의 인기 프로그램 'Later...With Jools Holland'에 얼굴을 비춘 이후 모든 비교와 비유는 증발하듯이 사라집니다. Adele은 또래 아티스트들에게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성숙한 분위기와 감정적 깊이, 비교 불가한 유니크함을 갖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깊고 품위 있는 메조소프라노 톤의 소울풀 보이스로 내면의 상처와 분노, 후회를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노래했죠. 가히 독보적이라 할 만한 그의 목소리는 2008년 데뷔 앨범 '19', 미국 남부 소울의 색이 짙었던 2011년 2집 '21'을 성공으로 이끈 가장 주요한 요인이었습니다. 전례 없던 대대적인 흥행 성적을 거둔 두 앨범은 Adele을 명실상부한 최정상 아티스트로 우뚝 서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Rolling in the Deep'이 수록돼 있던 2집 앨범은 그에게 무려 본상 세 개를 포함하여 총 여섯 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안겨 주었죠. 영광의 2012년 그래미 시상식 퍼포먼스를 마치고, 임신과 출산 등을 이유로 잠정적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그는 2015년 3집 '25'로 위풍당당하게 귀환했습니다. 타이틀곡 'Hello'는 3집 앨범 발매 한 달 전쯤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X Factor'의 중간 광고 시간에 최초로 공개됐는데, 공개 직후 대중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Adele을 기다렸다는 뜻이죠. 전작들도 대단했지만 '25'는 그들을 능가하는 21세기에 길이 남을 만한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매 앨범마다 역대급 판매고를 올린 그는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앨범' 기록을 세 번 연속 세운 최초의 아티스트가 됐습니다. 누구보다 치열한 20대를 보낸 Adele은 어느덧 아이 엄마가 됐고, 나이 앞자리 숫자도 바뀌었죠. 격렬하고 뜨거웠던 청춘의 고뇌와 가슴 앓이도 모두 옛 추억이 됐습니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그는 언제든 묻어뒀던 과거의 기억들을 다시 불러와 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우리 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여줄 겁니다. 그게 바로 싱어송라이터 Adele이 가진 힘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