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는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 시대의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로 재현하는 고음악 부흥 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입니다. 영국의 지휘자이자 하프시코드 연주자, 음악학자인 Christopher Hogwood는 그 중심에 있던 인물이죠. 1941년 영국 노팅엄에서 태어난 그는 1960년대부터 고음악을 연구해온 Gustav Leonhardt로부터 하프시코드를 배웠습니다. 이후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와 Early Music Consort of London의 단원으로 활동하며 음악적 반경을 넓혔죠.  1973년, Hogwood는 시대악기를 연주하는 Academy of Ancient Music을 창립했고, 이 악단과 함께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작품들을 깨웠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Tomaso Albinoni, Matthew Martin 등의 곡을 동시대 관객에게 소개한 것이죠. 1980년 녹음한 Handel의 'Messiah(메시아)'가 찬사를 받고 이후 선보인 Mozart와 Beethoven 교향곡 전곡 녹음이 인기를 끌며,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의 지휘 요청이 그에게 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음악계의 Karajan'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죠.  2014년 삶을 마감하기 전까지 Hogwood는 하프시코드 연주자로도 풍성한 음반을 남겼습니다. 또한 클라비코드로 녹음한 'The Secret Mozart', 'The Secret Bach: Works for Clavichord' 앨범에는 하프시코드 외의 다른 시대 건반 악기도 탐구하려는 그의 애정이 묻어있습니다.